(사진 : 전소영)
도쿄, 13개의 선 - 도시, 선 03 ❏
ISBN : 9791189337087
발행일 : 2018.10.20.
'도시, 선'은 도시별 지하철 탑승기 시리즈이다. 모험과 도전 없이 정해진 길을 지나는 오락의 기록이자, 기점에서 종점까지 관찰한 것들을 얼마나 빠짐없이 수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의 보고이다. 지하철이 오가는 곳으로 '도시, 선'은 이어진다. 도쿄의 지하철 탑승기 <도쿄, 13개의 선>이 '도시, 선' 3호로 출간되었다. 2018년 가을, 도쿄메트로 9선(긴자선,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 도자이선, 치요다선, 유라쿠초선, 후쿠토신선, 한조몬선, 난보쿠선)과 도에이 4선(아사쿠사선, 미타선, 신주쿠선, 오에도선)까지 총 13개의 노선에서 보고 느낀 바를 담았다.
머리말
Asakusa Line
Mita Line
Yurakucho Line
Fukutoshin Line
Hibiya Line
Chiyoda Line
Oedo Line
Marunouchi Line
Shinjuku Line
Tozai Line
Ginza Line
Hanzomon Line
Namboku Line
📃 이 책은 2018년 가을의 내가 도쿄에서 보낸 시간을 초 단위로 빠짐없이 궁금해할 누군가가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에도 없겠지만 가만, 그게 그러니까… 어디였더라? 하고 실눈을 뜬 채 도쿄를 다녀왔던 건 물론이고 2018년 자체를 통으로 잊었을지도 모를 미래의 내가 있지 않겠냐는 가정 아래 구구절절 늘어놓은 이야기이다. (p. 8)
📃 가만히 앉아만 있자니 아까 먹은 국수가 목까지 차오른 기분이었다. 편의점에서 소화제도 파는지 블로그에 찾아보려고 휴대전화를 꺼낼 때, 캐리어 일행 중 한 사람이 입은 반팔 티셔츠가 눈에 띄었다. 머리와 가슴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작은 캐릭터가 검지로 한쪽 볼을 누르고 있었다. (p. 16)
📃 아까 메구로역에서 기관사실로 들어간 그 아저씨는 어디 탄 건가 의문스러웠는데, 앞쪽에서 아저씨가 마이크를 쓰지 않고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앉아있는 걸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기관사실이 승객에게 보이도록 개방된 것과 보이지 않도록 폐쇄된 것 중 어떤 것이 편할까 생각할 때 시로카네타카나와역에 도착했다. (pp. 25-26)
📃 보이는 걸 다 쓰려고 하면 결국엔 아무것도 못 쓰는 상태가 되어서 바로 앞, 아니면 양옆 정도로 시야가 좁아졌는데 저 끝의 노약자석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머리에 하얀 비닐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보는데 머리는 물론 목까지 다 덮여서 숨쉬기가 불편한지 한쪽 손으로 비닐을 코와 입에 닿지 않게 살짝 뗐다가, 놨다가, 다시 뗐다가 놔두길 반복했다. (pp. 44-45)
📃 지하 터널에 띄엄띄엄 설치된 형광등들이 가로등처럼 지나가고 조시가야역에 도착했다. 한자가 전혀 다른데 ‘대가야, 금관가야, 조시가야’ 따위의 말장난을 떠올렸다. (p. 52)
📃 ‘가지 마! 하지 마! 사지 마! 울지 마!’ 식으로 말장난을 이어가고 싶은 오지마역은 허리까지 오는 스크린도어가 있었다. 오지마역을 빠져나오면서 열차는 지상으로 올라왔다.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p. 116)
ISBN : 9791189337087
발행일 : 2018.10.20.
'도시, 선'은 도시별 지하철 탑승기 시리즈이다. 모험과 도전 없이 정해진 길을 지나는 오락의 기록이자, 기점에서 종점까지 관찰한 것들을 얼마나 빠짐없이 수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의 보고이다. 지하철이 오가는 곳으로 '도시, 선'은 이어진다. 도쿄의 지하철 탑승기 <도쿄, 13개의 선>이 '도시, 선' 3호로 출간되었다. 2018년 가을, 도쿄메트로 9선(긴자선, 마루노우치선, 히비야선, 도자이선, 치요다선, 유라쿠초선, 후쿠토신선, 한조몬선, 난보쿠선)과 도에이 4선(아사쿠사선, 미타선, 신주쿠선, 오에도선)까지 총 13개의 노선에서 보고 느낀 바를 담았다.
머리말
Asakusa Line
Mita Line
Yurakucho Line
Fukutoshin Line
Hibiya Line
Chiyoda Line
Oedo Line
Marunouchi Line
Shinjuku Line
Tozai Line
Ginza Line
Hanzomon Line
Namboku Line
📃 이 책은 2018년 가을의 내가 도쿄에서 보낸 시간을 초 단위로 빠짐없이 궁금해할 누군가가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에도 없겠지만 가만, 그게 그러니까… 어디였더라? 하고 실눈을 뜬 채 도쿄를 다녀왔던 건 물론이고 2018년 자체를 통으로 잊었을지도 모를 미래의 내가 있지 않겠냐는 가정 아래 구구절절 늘어놓은 이야기이다. (p. 8)
📃 가만히 앉아만 있자니 아까 먹은 국수가 목까지 차오른 기분이었다. 편의점에서 소화제도 파는지 블로그에 찾아보려고 휴대전화를 꺼낼 때, 캐리어 일행 중 한 사람이 입은 반팔 티셔츠가 눈에 띄었다. 머리와 가슴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작은 캐릭터가 검지로 한쪽 볼을 누르고 있었다. (p. 16)
📃 아까 메구로역에서 기관사실로 들어간 그 아저씨는 어디 탄 건가 의문스러웠는데, 앞쪽에서 아저씨가 마이크를 쓰지 않고 뭐라 말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다. 앉아있는 걸까,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기관사실이 승객에게 보이도록 개방된 것과 보이지 않도록 폐쇄된 것 중 어떤 것이 편할까 생각할 때 시로카네타카나와역에 도착했다. (pp. 25-26)
📃 보이는 걸 다 쓰려고 하면 결국엔 아무것도 못 쓰는 상태가 되어서 바로 앞, 아니면 양옆 정도로 시야가 좁아졌는데 저 끝의 노약자석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머리에 하얀 비닐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다시 보는데 머리는 물론 목까지 다 덮여서 숨쉬기가 불편한지 한쪽 손으로 비닐을 코와 입에 닿지 않게 살짝 뗐다가, 놨다가, 다시 뗐다가 놔두길 반복했다. (pp. 44-45)
📃 지하 터널에 띄엄띄엄 설치된 형광등들이 가로등처럼 지나가고 조시가야역에 도착했다. 한자가 전혀 다른데 ‘대가야, 금관가야, 조시가야’ 따위의 말장난을 떠올렸다. (p. 52)
📃 ‘가지 마! 하지 마! 사지 마! 울지 마!’ 식으로 말장난을 이어가고 싶은 오지마역은 허리까지 오는 스크린도어가 있었다. 오지마역을 빠져나오면서 열차는 지상으로 올라왔다.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p.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