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 풀고 오셨나요? 혹시 퍼즐을 다 풀지 않고 답부터 확인해 보려고 들어오신 건 아닌가요? 어쩌면 이 책갈피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중에 이건 뭘까 싶어서 QR코드를 인식해 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너무 질문이 많았지요? 이 페이지까지 들어오신 분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이 책갈피를 구매하신 분은 짐작건대 유어마인드에서 사셨을 겁니다. 이 책갈피를 구매할지 말지 고민하고 계신 분 역시 유어마인드 안에 서 계실 테고요. 너무 정확해서 놀라셨나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2월 28일 기준으로 이 책갈피의 판매는 유어마인드에만 위탁했기 때문입니다. 위탁 판매처가 늘어난다면 이 글을 수정해야겠지만 글쎄요, 그럴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계신 분에 대해 또 하나 맞춰 보겠습니다. 어른들이 보고 접어둔 신문을 펼쳐서 뒤쪽 어딘가에 있는 퍼즐과 만화만 쏙쏙 골라 보는 어린 시절을 보내진 않으셨나요? 저는 그랬습니다. 퍼즐과 만화가 나오는 부분만 보고, 퍼즐에서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거침없이 접어버렸습니다. 퍼즐과 만화가 아닌 다른 부분들도 눈여겨보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퍼즐의 빈칸을 끝끝내 채워 넣는 어린이였다면 지금과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요? 예? 뭐라고요? 그만 떠들고 답이나 말하라고요?
각설하고, 정답 풀이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작년에 왔던 각설이 말입니다. 죽지도 않고 또 와버린 각설이의 ‘각설’과 각설하다의 ‘각설’이 같은 한자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물리칠 각(却)자에 말씀 설(說)자라는 것을요. 저는 지금 알았습니다. ‘각설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말이나 글 따위에서, 이제까지 다루던 내용을 그만두고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다.’인데요, 각설이에게도 화제를 돌리는 역할이 있었던 걸까요? 장터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란 제법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코는 대부분 석 자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눈에 띄어보려는 그 노력이 가상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건 아닐지, 제멋대로 해석하고 나니 각설이라는 이름이 왠지 좀 귀엽고 짠하네요. 이제 정말 그만 떠들고, 가로 1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구구절절 길지만 핵심이 되는 힌트는 ‘이 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 이 부분이죠. 정답은 [피그말리온]입니다. 뜻풀이 끝에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와 ‘코다’, ‘미나리’의 포스터를 만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름이기도 하다.’라는 문장을 넣을까 하다가 뺐는데요, 잠깐. 지금 뭐 하는 거냐고요? 설마 가로세로 13개의 정답을 전부 이런 식으로 풀어 쓸 작정이냐고요?
맞습니다. 저는 13개의 정답을 전부 저런 식으로 풀어 쓰고자 합니다. 답답해서 속이 조금 터질 것 같은 분들을 위한 이미지 파일을 글 하단에 덧붙이니, 도저히 못 참겠는 분들은 스크롤바를 제일 아래로 내려주세요. 밑밥으로 깔만한 것은 이미 다 깔았기 때문에 글의 남은 부분은 생각보다 짧아질 가능성이 커서 끝까지 같이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그말리온의 ‘그’로 시작하는 세로 2번은 [그라인더]입니다. 사실 ‘그라인더’라고만 검색하면 연삭기, 연마기 등의 무시무시한 공구가 나오기 때문에 ‘원두 그라인더’라고 해야 더 정확한데 제 마음대로 잘라버렸습니다. 세로 3번의 정답은 [좋아요]입니다. SNS에 뭔가를 게시한 뒤, 좋아요 수 변화에 초 단위로 집착하는 저의 모습을 뜻풀이에 담아보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좋아요의 ‘아’로 끝나는 가로 4번은 [복숭아]입니다. 말랑한 것보다 딱딱한 것이 맛있다고 쓰려다가 참았습니다. 세로 5번은 [피클]입니다. 아삭하고 새콤하니 너무 맛있죠. 저는 피자스쿨의 피클을 정말 좋아합니다.
가로 6번은 [더 셜리 클럽]입니다. 박서련 작가님의 『체공녀 강주룡』도 재밌답니다. 꼭 읽어보세요. 세로 7번은 [리베카 솔닛]입니다. 퍼즐 만들면서 보니까 제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아직 안 읽었더라고요. 안 읽어놓고 읽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책이 이것 말고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 세로 8번은 [무늿결]입니다. ‘늿’자가 맞는지 사전을 한 번 더 찾아봤는데요, 늿이 맞더라고요. 세로 9번은 [해운대]입니다. ‘누군가 겔포스인 줄 알고 샴푸를 삼켰다가 거품을 토하며 실려 가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라는 말을 넣으려다가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뺐습니다. 가로 10번은 [카운트다운]입니다. 뜻풀이 끝에 ‘연관어로 번지점프와 보신각이 있다.’라고 썼다가 좀 과한 것 같아서 지웠습니다. 세로 11번은 [트림]입니다. 여러분, 트림을 한자로 애기(噫氣)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트림할 애(噫)자라니, 저는 방금 알았답니다. 중국 사람들도 트림을 할 테니 당연히 한자가 있겠지만 ‘용트림’ 같은 단어를 생각해보면 애기보다는 역시 트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용애기는 좀 그렇잖아요. 가로 12번은 마침내, [결심]입니다. 한 번에 맞추셨나요? 아무노래에 맞춰 들썩이던 고경표 배우는 결국 스시의 비밀을 풀었을까요? 가로 13번은 [긋닛]입니다. ‘한 편의 에세이와 세 편의 소설이 실린 계간지의 이름이기도 하다.’라고 썼다가 칸이 넘쳐서 지웠습니다.
혹여 맞거나 틀린 것의 개수에 집착하진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걸 다 맞추신다고 제가 상금을 드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무얼 하실 건가요? 모래시계의 정답을 확인하실 건가요? 저는 그럼 모래시계의 정답 풀이를 쓰러 가보겠습니다. 모쪼록 비둘기처럼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각설하고, 정답 풀이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작년에 왔던 각설이 말입니다. 죽지도 않고 또 와버린 각설이의 ‘각설’과 각설하다의 ‘각설’이 같은 한자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물리칠 각(却)자에 말씀 설(說)자라는 것을요. 저는 지금 알았습니다. ‘각설하다’의 사전적 정의는 ‘말이나 글 따위에서, 이제까지 다루던 내용을 그만두고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다.’인데요, 각설이에게도 화제를 돌리는 역할이 있었던 걸까요? 장터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란 제법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코는 대부분 석 자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눈에 띄어보려는 그 노력이 가상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건 아닐지, 제멋대로 해석하고 나니 각설이라는 이름이 왠지 좀 귀엽고 짠하네요. 이제 정말 그만 떠들고, 가로 1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구구절절 길지만 핵심이 되는 힌트는 ‘이 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 이 부분이죠. 정답은 [피그말리온]입니다. 뜻풀이 끝에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와 ‘코다’, ‘미나리’의 포스터를 만든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의 이름이기도 하다.’라는 문장을 넣을까 하다가 뺐는데요, 잠깐. 지금 뭐 하는 거냐고요? 설마 가로세로 13개의 정답을 전부 이런 식으로 풀어 쓸 작정이냐고요?
맞습니다. 저는 13개의 정답을 전부 저런 식으로 풀어 쓰고자 합니다. 답답해서 속이 조금 터질 것 같은 분들을 위한 이미지 파일을 글 하단에 덧붙이니, 도저히 못 참겠는 분들은 스크롤바를 제일 아래로 내려주세요. 밑밥으로 깔만한 것은 이미 다 깔았기 때문에 글의 남은 부분은 생각보다 짧아질 가능성이 커서 끝까지 같이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피그말리온의 ‘그’로 시작하는 세로 2번은 [그라인더]입니다. 사실 ‘그라인더’라고만 검색하면 연삭기, 연마기 등의 무시무시한 공구가 나오기 때문에 ‘원두 그라인더’라고 해야 더 정확한데 제 마음대로 잘라버렸습니다. 세로 3번의 정답은 [좋아요]입니다. SNS에 뭔가를 게시한 뒤, 좋아요 수 변화에 초 단위로 집착하는 저의 모습을 뜻풀이에 담아보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좋아요의 ‘아’로 끝나는 가로 4번은 [복숭아]입니다. 말랑한 것보다 딱딱한 것이 맛있다고 쓰려다가 참았습니다. 세로 5번은 [피클]입니다. 아삭하고 새콤하니 너무 맛있죠. 저는 피자스쿨의 피클을 정말 좋아합니다.
가로 6번은 [더 셜리 클럽]입니다. 박서련 작가님의 『체공녀 강주룡』도 재밌답니다. 꼭 읽어보세요. 세로 7번은 [리베카 솔닛]입니다. 퍼즐 만들면서 보니까 제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아직 안 읽었더라고요. 안 읽어놓고 읽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책이 이것 말고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 세로 8번은 [무늿결]입니다. ‘늿’자가 맞는지 사전을 한 번 더 찾아봤는데요, 늿이 맞더라고요. 세로 9번은 [해운대]입니다. ‘누군가 겔포스인 줄 알고 샴푸를 삼켰다가 거품을 토하며 실려 가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라는 말을 넣으려다가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뺐습니다. 가로 10번은 [카운트다운]입니다. 뜻풀이 끝에 ‘연관어로 번지점프와 보신각이 있다.’라고 썼다가 좀 과한 것 같아서 지웠습니다. 세로 11번은 [트림]입니다. 여러분, 트림을 한자로 애기(噫氣)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트림할 애(噫)자라니, 저는 방금 알았답니다. 중국 사람들도 트림을 할 테니 당연히 한자가 있겠지만 ‘용트림’ 같은 단어를 생각해보면 애기보다는 역시 트림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용애기는 좀 그렇잖아요. 가로 12번은 마침내, [결심]입니다. 한 번에 맞추셨나요? 아무노래에 맞춰 들썩이던 고경표 배우는 결국 스시의 비밀을 풀었을까요? 가로 13번은 [긋닛]입니다. ‘한 편의 에세이와 세 편의 소설이 실린 계간지의 이름이기도 하다.’라고 썼다가 칸이 넘쳐서 지웠습니다.
혹여 맞거나 틀린 것의 개수에 집착하진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걸 다 맞추신다고 제가 상금을 드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무얼 하실 건가요? 모래시계의 정답을 확인하실 건가요? 저는 그럼 모래시계의 정답 풀이를 쓰러 가보겠습니다. 모쪼록 비둘기처럼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